십분만에 배우는 한글 타이포그래피
우선, 이 글은 Butterick’s Practical Typography에 나오는 십 분 만에 배우는 타이포그래피를 번역한 후 한글 타이포그래피에 최적화 하여 세부 내용을 수정한 글임을 밝힙니다. 번역과 수정에 대하여 저자의 허락을 얻었음을 역시 밝힙니다.
굉장히 강한 주장이지만, 말하겠습니다. 이 다섯 규칙만 숙지하고 따른다면, 95%의 저자들과 70%의 전문 디자이너들보다 더 나은 타이포그래퍼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딱 십 분이면 됩니다. 오 분 동안 이 규칙들을 읽어보세요. 그리고 남은 오 분 동안 이 규칙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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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의 타이포그래피는 본문이 어떻게 보이느냐에 크게 좌우됩니다. 이유는 단순히 본문의 양이 나머지의 양에 비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문서 작업 시 항상 본문이 좋게 보이게 하는 것을 먼저 하십시오. 나머지는 그 후 걱정해도 됩니다.
본문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다음 네 가지 요소에 의해 크게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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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꼴의 크기. 인쇄물에 적합한 본문 글꼴 크기는 10~12 포인트입니다. 웹에서는 15~25 픽셀 사이입니다. 모든 글꼴이 주어진 크기에 동일하게 커 보이지는 않으니, 필요에 따라 조절해야 함을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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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줄 사이의 수직 거리를 뜻합니다. 이는 글꼴 크기의 1.7~2.0배여야 합니다. 워드프로세서에서는 세부 설정에서 “정확하게”를 선택한 후 해당 포인트 값을 입력하시면 됩니다. 1줄 간격 설정은 너무 빡빡하고, 1.5줄 간격은 너무 느슨합니다1. 웹에서는 CSS의
line-height
설정을 사용하면 됩니다. -
행장. 글 덩어리의 수평 길이를 뜻합니다. 줄 길이는 띄어쓰기와 문장부호들을 반 자로 계산했을 때 줄 당 평균 30~40 글자가 들어가야 합니다. 혹은 한글 자음을 두어번 반복하는 정도여야 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처럼요.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ㄱㄴㄷㄹㅁㅂㅅ
인쇄물에서는 A4 용지에서 글꼴 크기가 10~12 포인트인 경우 워드프로세서의 기본 여백을 사용하면 됩니다. ‘좁게’ 여백 설정은 좌우가 1인치(약 1.27 cm)인데, 여백은 이보다는 넓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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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꼴. 타이포그래피에 있어 가장 빠르고 쉽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방법은 컴퓨터에서 공짜로 딸려 나오는 기본 글꼴을 사용하지 않고 전문 글꼴을 사용하는 겁니다. 나눔명조, 나눔고딕, 윤명조, 윤고딕 등이 있습니다. 전문 글꼴은 전문 디자이너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서도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무료 글꼴로도 충분히 좋은 타이포그래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현명하게 고르세요. 그리고 결코 굴림은 사용하지 마세요. 이 글꼴은 타이포그래피에 별 관심 없이 대충 작업하는 사람들만 선호합니다. 타이포그래퍼들은 결코 이 글꼴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독자분들도 같은 생각일 겁니다.
이게 다입니다. 이 다섯가지 규칙만 제대로 지킨다면, 문서가 전문가의 손길을 거친 출판물처럼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이 규칙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으시다면 십분만에 배우는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쓰며 읽어보세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으시다면 Butterick’s Practical Typography 책을 직접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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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워드프로세서에서는 배수 줄간이 글꼴 크기에 정확하게 비례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의 경우 12 포인트 나눔명조의 경우 1.5배 줄간은 24 포인트보다 더 넓게 설정됩니다. ↩